헌재, 외국 법인 재판소원 전원재판부 회부…부산서 첫 사례

국내법과 국제법의 갈등

재판절차에서의 형평성 논란

헌재의 이번 결정이 주는 시사점

국내법과 국제법의 갈등

 

헌법재판소가 2026년 6월 2일 지정재판부 평의를 열어 외국 법인 A사의 재판소원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실은 6월 15일 공개되었다.

 

재판소원 제도 도입 이후 부산 지역에서 대법원 최종 판결에 불복한 사건이 헌재 전원재판부의 정식 심리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해당 사건에 심리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함으로써, 9명의 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정식 재판이 진행된다. 사건의 발단은 2022년 10월 부산항에서 발생한 외국 선박과 하역기(크레인)의 충돌 사고였다.

 

피해를 입은 한국남부발전은 A사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사가 외국 법인이어서 소송 서류 송달이 어렵자, 1심 재판부는 '공시송달'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A사는 재판이 열린 사실조차 모른 채 2025년 8월 패소 판결을 받았고, 판결문 역시 공시송달로 처리되어 재판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한 A사는 2025년 10월 부산고등법원에 '추후보완항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항소 이유서 제출 기한 계산 문제로 항소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A사는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즉시 항고했지만, 대법원 역시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단 한 번도 변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최종 패소 위기에 몰린 A사는 2026년 5월 23일 "부산고등법원과 대법원의 결정이 적법 절차 원칙에 위배되고 헌법이 보장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재판절차에서의 형평성 논란

 

변호를 맡은 한상곤 변호사는 "항소 이유서를 제때 내지 않으면 무조건 재판을 끝내버리는 민사소송법 조항이 판사의 재량권을 뺏고 피해를 야기하는 독소 조항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항소 이유서 제출 기한이라는 형식적 요건이 외국 법인의 실질적 방어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는지 여부다.

 

헌재는 이 절차적 판단이 헌법 제27조가 보장하는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는지를 심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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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송달 제도는 피고가 소송 서류를 수령하지 않거나 수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법원이 일정한 요건 아래 서류를 송달된 것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한 제도적 장치이지만, 외국 법인처럼 국내 법적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당사자에게 적용될 경우 실질적인 재판 참여 기회 자체를 봉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A사의 사례는 이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번 헌재의 전원재판부 회부 결정은 법원의 절차적 판단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지를 정면으로 따지는 심리라는 점에서 법조계의 관심을 받았다. 헌재가 A사의 손을 들어줄 경우, 외국 법인에 대한 공시송달 요건 강화와 항소 이유서 제출 기한 적용 방식의 재검토를 법원에 촉구하는 실질적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기각되더라도, 외국 기업의 국내 소송 절차 준수 의무에 관한 헌법적 기준이 새롭게 정리되는 선례로 기록될 것이다.

 

 

헌재의 이번 결정이 주는 시사점

 

한국 내 외국 기업의 법적 안정성 문제는 이번 사건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제 무역 분쟁이나 해운·물류 사고에서 외국 법인이 당사자가 되는 사례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절차적 형식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는 현행 민사소송 체계가 실질적 기본권 보장과 충돌할 경우,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사법 시스템의 예측 가능성을 신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심리에서 간접적으로 검토될 사안이다. 헌재의 결론이 어느 방향으로 나오든, 이번 심리는 형식적 절차 준수와 실질적 기본권 보장이라는 두 가치 사이의 긴장을 헌법 차원에서 명확히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FAQ

 

Q. 공시송달이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가?

 

A. 공시송달은 피고의 주소를 알 수 없거나 서류 수령이 불가능한 경우 법원이 일정한 법적 요건 아래 소송 서류를 송달된 것으로 처리하는 제도다. 민사소송법 제194조에 근거하며, 법원 게시판 공고나 관보 게재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마련된 제도이지만, 실제로 서류를 수령하지 못한 당사자가 재판 사실 자체를 모를 수 있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외국 법인처럼 국내 법적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피고에게는 실질적인 방어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Q. '추후보완항소'란 무엇이며, A사는 왜 각하되었는가?

 

A. 추후보완항소는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 기간을 지키지 못했을 때, 그 사유가 해소된 후 추가로 항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A사는 공시송달로 판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만큼 이 제도를 통해 권리 회복을 시도했다. 그러나 부산고등법원은 항소 이유서 제출 기한 계산 방식의 문제를 들어 항소를 각하했고, 대법원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이 결정이 헌법상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는지가 이번 헌재 심리의 핵심 쟁점이다.

 

Q. 헌법재판소의 이번 심리가 가져올 실질적 영향은 무엇인가?

 

A. 헌재가 A사의 청구를 인용할 경우, 외국 법인에 대한 공시송달 적용 요건을 강화하거나 항소 이유서 제출 기한을 보다 탄력적으로 해석하도록 법원 실무에 변화를 촉구하는 근거가 마련된다. 나아가 민사소송법상 항소 이유서 미제출 시 재판 자동 종결 조항에 대한 입법 개선 논의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기각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공시송달 및 항소 절차에서 외국 법인이 유의해야 할 헌법적 기준이 새롭게 확인되는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국제 소송 실무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알림] 본 기사는 법률·규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법률적 자문을 대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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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법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작성 2026.06.16 03:43 수정 2026.06.16 03:43
Copyrights ⓒ 전국인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현웅기자 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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