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어구와 바다의 침묵을 멈추다

북태평양에서 18만 5천 파운드 쓰레기 수거, 혁신적 접근의 비밀

한국 해역도 예외 아냐: 유령 어구 문제와 해결 방안

민관 협력 모델, 우리가 바다에 할 수 있는 희망의 다리

북태평양에서 18만 5천 파운드 쓰레기 수거, 혁신적 접근의 비밀

 

파란 물결이 이어지는 대양, 그 속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투명한 바닷속에 자리한 생명들의 세계는 인간의 눈으로는 완벽히 볼 수 없는 신비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바다는 이제 우리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라져가는 생태계를 우리가 과연 구할 수 있을까?' 하와이 태평양 대학교(HPU)의 '바운티 프로젝트(Bounty Project)'가 이러한 질문에 활발히 답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나치게 인간의 활동에 의해 오염된 바다를 구출해내기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특히, 상업 어부들과 협업하여 유령 어구(derelict fishing gear, DFG)라 불리는 폐어구를 수거하며 그 성과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최근 HPU의 해양 쓰레기 연구 센터(CMDR)와 협력 기관들은 지난 3년여간 북태평양에서 무려 18만 5천 파운드(약 84미터톤)에 달하는 유령 어구를 발굴 및 수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North Pacific Garbage Patch)에서 직접 쓰레기를 제거하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세 가지 주요 노력 중 하나로, 국제 사회에서도 주목받는 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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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는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과 폐어구가 해류를 따라 집적된 거대한 해양 쓰레기 구역으로, 해양 생태계와 멸종 위기 해양 야생동물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기존의 환경 재단이 아닌, 상업 어부들이 중심이 되어 다채로운 결과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하와이 롱라인 협회(Hawaiʻi Longline Association)와 하와이 토지 및 자연 자원부 수생 자원국(DLNR's Division of Aquatic Resources)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루어진 이 작업은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대표합니다. 2022년에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해양 쓰레기 프로그램의 지원과 오션 컨서번시(Ocean Conservancy)의 매칭 펀드를 확보하면서 프로젝트 규모를 대폭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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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재정적 후원은 회수 시스템을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바운티 프로젝트'는 새로운 형태의 수거 시스템과 금융 보상을 통해 자격을 갖춘 상업 어부들이 정기적인 어업 활동 중에 발견한 유령 어구를 회수할 때마다 경제적 이익도 누릴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방식의 핵심은 폐어구가 해안이나 산호초에 도달하기 전에 바다에서 직접 제거된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해양 쓰레기 제거 능력을 크게 확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거 작업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부가적인 환경적 이점까지 제공합니다. 전통적인 해양 청소 작업은 별도의 선박과 인력을 동원해야 하므로 상당한 연료 소비와 탄소 배출이 발생하지만, 이미 바다에서 활동 중인 상업 어선을 활용하면 추가적인 환경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단순히 자원을 모으는 데 그칠 뿐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이익을 공유하는 선순환의 개념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쓰레기를 관리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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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은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해양 환경 보호에 직접 기여할 수 있으며, 환경 단체들은 제한된 예산으로도 더 넓은 해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됩니다. HPU CMDR 프로젝트 매니저 케이티 스티븐스(Katie Stevens)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만 파운드에 가까운 DFG를 바다에서 제거하게 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어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해역도 예외 아냐: 유령 어구 문제와 해결 방안

 

유령 어구는 전 세계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버려지거나 분실된 어망, 낚싯줄, 통발 등은 수십 년간 바다를 떠돌며 해양 생물들을 무차별적으로 포획하고 죽이는 '유령 어업(ghost fishing)' 현상을 일으킵니다. 바다거북, 물개, 고래 등 멸종 위기 해양 포유류는 물론, 수많은 어류와 바다새들이 유령 어구에 걸려 죽거나 큰 상해를 입습니다.

 

또한 폐어구는 산호초를 파괴하고 해저 생태계를 교란하며,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먹이사슬 전체를 오염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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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는 단일 국가나 지역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차원의 도전 과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와 같은 성공 스토리를 국내에서도 실현할 수 있을까요?

 

한국의 해역 역시 유령 어구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서해안과 동해안, 남해안 전역에서 방치된 어구들이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어업 종사자들의 작업에도 지속적인 방해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의 해양 쓰레기 수거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바운티 프로젝트'와 같이 상업 어부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체계적인 민관 협력 모델은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입니다. 물론 어부 중심 모델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일부에서는 인위적인 인센티브 구조가 단기적인 효과만 낼 뿐 근본적인 쓰레기 투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부적절한 운영 시 악용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와이의 사례는 이러한 우려가 적절한 설계와 모니터링으로 충분히 관리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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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검증 프로세스, 철저한 감시 체계, 그리고 무엇보다 어부와 환경 전문가 간의 신뢰 구축이 핵심입니다. '바운티 프로젝트'의 성공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먼저, 명확한 재정적 인센티브가 어부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회수한 폐어구의 무게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는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입니다. 둘째, 어업 협회와 정부 기관, 대학 연구 센터, 비영리 환경 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긴밀하게 협력했습니다.

 

각 기관이 자신의 전문성과 자원을 제공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것입니다. 셋째, NOAA와 오션 컨서번시 같은 신뢰할 수 있는 기관들의 재정 지원이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했습니다.

 

이러한 모델을 국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과제가 있습니다. 우선 어업인들과 환경 단체, 정부 기관 간의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구조를 설계하고, 명확한 보상 체계와 투명한 운영 원칙을 수립해야 합니다. 또한 장기적인 재정 지원을 확보하고, 회수된 폐어구의 처리 및 재활용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환경적, 경제적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하여 개선해 나가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민관 협력 모델, 우리가 바다에 할 수 있는 희망의 다리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서 이루어지는 '바운티 프로젝트'의 노력은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인간의 노력과 협력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18만 5천 파운드라는 숫자는 단순한 무게가 아니라, 수많은 해양 생물들의 생명을 구하고 생태계를 회복시킨 구체적 성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는 상업 어부들의 일상적인 어업 활동 중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결국, 유령 어구 문제 해결은 단순히 환경 보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업 생태계와 경제성을 모두 포괄하는 다차원적인 과제입니다. 그리고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해역의 공통된 도전 과제이기도 합니다.

 

하와이에서 시작된 이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다른 지역과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지역의 특성과 어업 구조에 맞게 모델을 조정하고 적용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유령 어구 문제를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바운티 프로젝트'에서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국내 상황에 맞는 최적의 해법을 찾아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 학계, 어업인 모두가 협력한다면 한국 해역에서도 유령 어구가 다시 살아남을 생명의 다양성을 위협하지 못할 것입니다.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간다면, 환경 보호와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행동을 요구받는 시대입니다. 바다가 여전히 푸른 경이로움으로 존재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하와이의 어부들이 그들의 일상 속에서 바다를 구하고 있듯이, 우리도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정책 입안자들은 효과적인 제도를 설계하고, 연구자들은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며, 어업인들은 현장에서 직접 실천하고, 시민들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노력이 모일 때, 우리는 비로소 유령 어구의 침묵을 멈추고 바다의 생명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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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작성 2026.03.17 12:22 수정 2026.03.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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